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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폭력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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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96) | 추천 (0) |점수 (0) | 2009-12-16 16:33:21 김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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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폭력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방법
김두수(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12월이면, 여의도는 어김없이 전쟁 상황으로 돌변한다. 한국 사람들은 스포츠 중계방송에서도 전쟁용어를 쓴다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정치는 정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다. 입으로 하는 ‘말’싸움이 기본인데, 깜박하고 몸싸움도 한다. 중계방송 카메라는 흥미진진한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안방까지 전달해 준다. 그래서 가끔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법원은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통외통위 출입문을 파손한 협의 등으로 민주당 문학진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과 50만원을 선고했다. 이른바 ‘국회 폭력사태’다. 국회의원들이 회의실에 못 들어가게 문을 안에서 잠근 사람들은 문제가 안 되고, 회의장에 입장하려고 밖에서 좀 과격하게(?) 열려고 한 사람들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지금은 예산안 밥그릇을 놓고 열심히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정기국회를 넘어 임시국회까지 와서 대치전을 하고 있다. 야당이 주로 쓰는 전술은 ‘태업’인데, 강도를 높여서 ‘농성’을 하다가 막판에는 ‘파업’을 하기도 한다. 참여정부시절 한나라당이 이 방면에 진기한 기록을 많이 세웠다. 이제는 그 기록을 민주당이 세우게 될 차례가 되었다. 집권여당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가능한 원안대로 처리하려고 하고, 야당은 모든 정치쟁점을 예산안과 연계하여 ‘시간끌기’를 한다. 이번 국회는 더욱 유별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추진과 ‘4대강 사업’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으니 여야는 사생결단의 자세로 공방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다. 평소에도 극한적 대결정치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예산안을 다루는 정기국회는 그 도가 더했으면 더했지 평범하게 넘어갈 수가 없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예산안을 빨리 통과시켜서,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판에 박힌 소리로 조기 통과를 주문을 한다. 그러면 이에 뒤질세라 여당의 대표와 원내대표도 맞장구를 친다. 기다렸다는 듯이 여당의 대변인과 부대변인들이 일제히 야당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낭독한다. 야당은 똑같은 수준에서 정치공세로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해마다 반복되는 ‘대변인들의 합창’이 울러 퍼진다. 그러면 신문과 방송 등 온갖 언론들은 당파성에 따라서 여당 편은 여당을 편들고, 야당 편은 야당을 편든다.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정치판에 벌거벗고 뛰어들기가 민망하면, 양비론, 양시론을 펼치며, 중립인 것처럼 한다. 그래도 은근히 여당 편을 든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여의도의 정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언론들은 “예산안 심의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의무”라고 하면서 “정쟁과 당리당략을 떠나 진지하고 성숙한 자세로 타협점을 모색하라”고 훈수를 둔다. 그러나 지금처럼 절대다수의 여당이 힘으로 처리하겠다면, 분명히 답은 나와 있다.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날, 강행 처리와 실력저지라는 불꽃 튀는 클라이맥스가 예고되어 있다. 육박전의 시리즈가 다시 한 번 펼쳐질 것이다.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로, 7년 연속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 처리하지 않았다는 기록을 한국 의정사(議政史)에 추가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란 대립에 앞서서 대립에 대한 규칙의 합의다. 그런데 한국정치가 돌아가는 원리에는 규칙을 합의하고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정당에 대한 복종, 지도자에 대한 충성이다. 정당이 이념과 가치에 따른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하면서, 국회의원 개개인도 건전한 정책경쟁을 벌이기보다는 당론투표에 동원될 뿐이다. 여당과 야당의 숫자가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다면, 그나마 타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18대처럼 절대다수의 독점정당이 탄생한데다가 외골수 대통령까지 합세한 형국에서 평화롭고 타협적인 국회를 상상할 수가 없다.
국민들은 국회의원에게 ‘책임정치!’ 하라고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책임질 곳은 ‘국민이나 유권자’가 아니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거대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은 자신의 발언, 입법행위에 대해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심판을 받지 않는다. 소속된 정당의 공천만 받는다면, 선거는 통과의례일 뿐이다. 다만, 가끔씩 정통성을 다투는 유사정당-영남권에서는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호남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이 창당되어 일부의 국회의원들이 낙선하는 희귀한 일이 일어나지만, 대세는 변함이 없고, 지역주의에 기초한 유력정당 국회의원은 대체로 건재하다. 극한 정쟁으로 낮밤을 지새워도 당선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오히려 열심히 저격수 노릇을 하거나 전투원 역할을 하면, 훈장을 받거나 최소한 “잘했어!”라는 칭찬을 받는 게 현실이다. “잘했어!”는 실제로 국회 회의장에서는 소속당의 의원이 발언하면 의석에서 일제히 외치는 응원의 소리다. 씨름판처럼 서로 자기편을 응원하기만 한다면 그나마 좋은 풍경이다. 오히려 시중의 패싸움처럼 단체전이 수시로 열리고 있지 않는가? 이처럼 정치적 타격전을 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당의 실정을 부각하여 차기선거에서 승리하는 길이 정치의 핵심요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대타협 없이 현상만 대응하는 요법으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가 없다.
극한 대결이 예상되자, 한나라당은 강온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름하여 ‘국회 선진화 관련법’ 7개를 제출했다. 거의 국회 계엄령법에 해당한다. 이번에 제출된 법안은 ‘국회의 질서유지 등에 관한 법’, ‘국회 회의방해 범죄의 가중처벌법’ 등 제정안 2개와 ‘국회의원 수당법’, ‘국정감사 및 조사법’, ‘국회 증언·감정법’, ‘국가재정법’, ‘정당법’ 등 5개 개정안이다. 야당에 대한 압박전술을 구사하여, 지금 소수의 폭력으로 다수가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더 큰 폭탄은 국회의 상임위원장을 국회 다수당이 모두 가지는 것으로 개정 법률을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엄포다. 제출된 법안을 보면,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통과시켜야 하는 법률이 아니라, 야당을 압박하는 선전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머 사태’와 같은 국회 회의장 내 폭력 사태나 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가중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형법상 반(反)의사불벌 규정도 배제하여, 피해자 동의가 없이도 검찰 기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회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다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 자동 제명되고,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되는 ‘중형’을 부과하는 조치도 있다. 기타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여 경찰이 본회의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한 것이라든가, 투표 때 자리이동 금지, 상임위원장석 점거 금지 등 다수당 독재가 가능하도록 조항을 수정하는 구체적 내용도 있다. 기타 의사일정과 개회를 강제하는 조항, 상시국회 조항 등 일사천리의 효율적인 국회가 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법안의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정치권에 있는 사람은 다 안다. 민주주의란 대립에 앞서 대립하기위한 규칙에 대한 합의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규칙을 상대편의 선수가 일방적으로 만든 게임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거법과 국회법은 독재정권 시대를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전례가 없다.
여당에서 야당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국회폭력’과 ‘의사당 점거’라는 단어는 야당에서 여당을 공격하는 ‘다수 횡포’와 ‘날치기 통과’라는 단어와 서로 쌍둥이관계다. 좀 더 유식하게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제 적대적 공생관계를 끝장내겠다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하는 것처럼 원내 다수당이 모든 직책을 갖겠다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생각이다. 88년 13대 총선에서 당시 집권당인 ‘민주정의당’이 소수당이 되는 여소야대 상황만 아니었어도 국회직책을 의석비율로 나누어가질 일이 없었다. 이제 절대다수의 독점시대가 열렸으니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 당연한 말씀이 아니겠는가?
정말 ‘국회폭력’을 없애고, 선진적인 국회가 되려면, 이것 하나만 합의한다면 된다. 제일 먼저 큰 원칙을 합의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본고장 미국헌법을 봐야 한다. 미국 수정헌법, 마지막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 조항은 제27조로 1992년 5월 7일에 비준되었는데, 의원 세비 인상 조항이다.
“상원, 하원의원의 세비 변경에 관한 법률은 다음 하원의원 선거 때까지 효력을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국회의원 본인에 관련된 이해당사자에 관한 '제척의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지금 제정하거나 개정을 하는 법률에서 국회의원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이 조항은 다음 국회에서부터 적용하게 하면 된다. 한나라당 주장처럼 다수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을 만들어도 된다. 2012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누가 될지 모르니까. 다음 국회에서부터 적용된다면 정말 마음대로 해도 된다. 국회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말 엄격한 법률제정도 좋고, 다수당이 직책을 다 독식해도 좋다. 지금보다 일 잘하는 좋은 국회를 만들겠다는데 결사반대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일방적으로 ‘다수결 민주주의’가 적용되면, 일시적으로 정치적 혼란이 따르겠지만, 여야가 합의하여 제정한 것이라면, 부작용이 발생해도 국민들은 수용할 것이다. 기꺼이 ‘수업료’를 지급할 각오가 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국회에서 토론하거나 합의할 때, 대한민국 헌법 46조에 쓰여있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조항을 가슴에 새기면 좋겠다. 선진국다운 국회법이 나올 것이다.
추가로 하나만 더 부탁해야겠다. 국회 운영만 미국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임기도 미국처럼 하자! 임기 2년을 주기로 총선을 치러서 중간평가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국회의원에 대해 ‘국민소환’을 하지 않는 대신에 2년마다 국민의 심판을 받자! 헌법 개정 사항이라 쉽지는 않겠지만, 선진적인 국회, 선진적인 나라를 만드는데, 이정도 결의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국회의원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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