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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치' 당파성을 버릴 때 시작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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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02) | 추천 (0) |점수 (0) | 2009-12-02 15:25:54 김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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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치’, ‘당파성’을 버릴 때 시작할 수 있다!
김두수(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지난 10월 19일(월) 시민운동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희망과 대안>이라는 모임이 발족되었다. 그 후 한 달이 되는 시점인 11월 18일(수), <2010연대>라는 또 다른 이름의 모임이 발족했다. <2010연대>는 이름 그대로, 2010년, 지방선거에 진보개혁진영의 연대를 모색하는 모임이다. <희망과 대안>, <2010연대> 모두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족했다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모임을 대표하는 분들의 면면에서 조금의 차이는 있는 것 같다. <2010연대>는 함세웅 신부, 주종환 교수, 효림 스님, 이해학 목사, 최병모 변호사 등이 대표로 참여하고 있고, 운영위원으로 홍세화, 변영주, 도종환, 남요원, 박석운, 이상현, 김성균, 오승주, 유시춘, 최민희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진보개혁을 실천하는 단체들의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희망과 대안>은 120여명의 인사들이 회원으로 제한되어 있는 반면에, <2010연대>는 100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하는 점에서 모임의 성격과 운영방식에 약간의 다른 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희망과 대안, 그리고 모범을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에서는 동일하다. 앞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 대응하는 모임이 더 탄생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들 단체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2010연대>는 모임의 출범식에 즈음하여 ‘풀뿌리민주주의 희망찾기’라는 뜻 깊은 연속 좌담을 기획했다. 총 네 사람을 초청했는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18일), 유시민 국민참여당 당원(23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26일),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12월 1일)이었다. 좌담에 초청을 받은 사람은 각 조직을 대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의 정치쟁점, 조직의 입장, 개인적 의문 등을 시민패널로부터 질문을 받고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답변해 주었다. 각각 인터넷으로 생중계가 되었고, 다음날 신문 지면에 보도가 되기도 했다. 특히, 오늘의 주제이기도 한 최대 쟁점인 “2010년,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에 대해 일단의 윤곽이 드러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풀뿌리민주주의 희망찾기’라는 좌담의 제1주제는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였다. ‘민주대연합’, ‘반MB연대’, ‘진보대연합(민들레연대)’ 등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구상들이 나왔지만, 좌담에 참석한 네 사람 모두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는 대의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진보정치인의 당선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묻지마 연대’가 아니라 최소한 ‘진보대연합’이라고 한 자락을 깔고 있다. 반면에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반MB연대’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약간의 개념정립이 필요하겠지만, 포괄적으로 ‘연대’의 필요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발족식이 있던 18일, 제일 먼저 좌담에 나왔던 박원순 상임이사는 “각 풀뿌리 지역에는 정당에서 포괄하지 못하는 후보들이 있다. 인성과 지성을 갖춘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분들이 주민들에게 부각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정당공천이 아닌 ‘국민공천’의 이름으로 이들을 내세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국민공천제’를 제안했다. ‘국민공천제’의 시행과 적용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한 것은 아니지만, ‘정당공천’에 구애받지 않고, 시민이 주도하는 ‘좋은 후보’를 찾아내고, 시민의 이름으로 공천하여 후보단일화의 효과를 발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국민공천제’는 <희망과 대안>에서 말한 ‘좋은 후보 추천’의 구체적 방법의 하나로, ‘반(反)정치’의 정서에 기초한 낙천낙선운동과는 다른 철학적 기조가 될 것이다. 오히려 ‘연합정치’의 방식이 ‘후보단일화’로 단순화되고, 축소되는 인식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유시민 국민참여당 당원은 박원순 상임이사가 제안한 ‘국민공천’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당의 공천제도가 있는데 이걸 무시하고 직접 국민들에게 묻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원리적으로 국민공천은 정당의 기능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정당이 자기 역할을 못한다고 해도 기본 취지를 부정해 버리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또한 “각자 따로 살다가 단풍철이 되면 모여서 함께 단풍놀이 가듯이 모두 각자살림을 따로 하고 있다가 시즌이 돌아오면 선거 때가 오면 모여서 연대하는 방법을 택하자.”고 하고 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은 ‘국민참여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을 하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당’이 필요하고, ‘창당’이 중요하다는 강조의 한 형태로 보인다. 이러한 발언을 기초로 해석해 본다면, 유시민은 ‘국민공천’을 낙천낙선운동과 마찬가지로 ‘반(反)정치의 정치’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당을 약화시키면 한국정치가 우주미아처럼 영원히 헤매게 된다는 인식은 정당하지만, 약화된 정당의 약한 후보들이 경쟁하는 현실에서 강력한 한나라당에 대항해서 승리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시민의 인식대로 한다면, 각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여 각자 ‘치킨게임’식으로 정면충돌 직전에 정당간의 협상으로 또는 후보 간의 협상으로 ‘후보 단일화’하는 방법과 ‘미운 놈’에게 이길 ‘힘 센 후보’로 유권자가 투표로 단일화시키는 방법 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인식은 정당을 중심에 놓고 볼 때 정당한 인식이지만, 한국 시민사회 전체가 ‘연합정치’를 고민하고 있는 처지에서 볼 때는 깊은 고민과 성찰이 부족해 보여 무척 아쉽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인식은 여전히 선명하다. ‘연합정치’를 민주당의 집권전략의 하나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한미FTA, 민영화, 교육정책에서 양당의 차이는 없다고 하면서 반MB연대나 민주대연합의 구도에 반대하고 있다. 연대를 한다면 ‘진보대연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치구도를 바꾸려면 선수의 체력강화와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 선거 때마다 대진표만 잘 조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했다. 노회찬의 입장에서 볼 때, ‘민주당은 지역패권과 기득권 정당’이라는 인식은 정당하다. 또한 진보신당이라는 작은 정당으로서 피해의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진보신당의 후보들이 소수라도 당선되려면 생각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진보정당의 10년 역사에서 선수 각자의 체력강화가 꾸준히 이루어졌는가를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노회찬과 같은 극소수의 스타탄생 정도가 체력강화라고 한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정치지망생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진보의 진출을 위해 게임의 룰을 변경해야 한다는 과제 역시도 힘 있는 양대정당 간의 협상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의 연대와 연합의 관계를 형성하여 꾸준히 공동의 전선을 형성할 때, 원하는 결과에 보다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민노당 이수호 최고위원은 “진보대연합당으로 가는 절차를 밟는다면 민노당 간판을 내리고 참여할 의사도 있다.”고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또한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막아야 한다는데 합의한다면 ‘민주당의 들러리’를 서더라도 꼭 해야 할 것이 반MB전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더 나아가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노당과 민주당의 ‘후보조정’도 시도할 수 있다고 했고, 지역의 판세에 따라 ‘주고받기 식 후보조정’도 가능하며, 후보 간 연대로 한나라당 후보를 확실히 물리칠 수 있다면 ‘후보단일화’도 가능하다는 구체적 양보안까지 발언했다. 민노당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믿어지지가 않고, 오히려 정치9단의 발상전환 같아서 내심 걱정(?)도 된다. 민노당 내에서 다수의 인식인지, 아니면 이수호 최고위원 개인의 생각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개방적 사고와 현실적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민주노동당은 10.28일 안산 상록을 지역에서 눈앞의 단기적 이익을 좇는 패권정당으로써 민주당의 실체를 보았으면서도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한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2010연대>가 기획한 ‘희망찾기’는 각 세력을 대표하는 네 분의 지도자를 통해 2010년 연대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 각 정치세력의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진솔한 대화였다. 지금은 연대라는 포괄적 원칙을 확인하고 있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 선택은 구체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연합정치가 곧 ‘후보 단일화’로 연결되는 ‘정치 상상력’의 축소는 안타깝지만, 대중적 관심은 ‘후보 단일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측면에서 연합정치의 구체적 한 형식으로 나타나는 ‘후보단일화’는 정당과 정당, 후보와 후보 사이에서 이끌어 내기가 무척 어려운 도전 과제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래서 각 세력은 ‘연합정치’의 구체적 상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사회의 역할-조정자, 중재자, 실천가, 기획가-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만약 ‘연합정치’를 두고 부정적 소극적 인식이 악순환 구조를 이루면, ‘연합정치’는 사기극이라는 결론 밖에 날 것이 없다. 소수정당의 입장에서 보면, 소수정당의 존립근거와 이유를 부정하고, 반MB를 위해 힘센 정당(민주당)에게 후보단일화를 몰아주자는 주장으로 보일 것이다. 거대정당인 민주당의 입장에서 볼 때, 국민이 투표를 통해 단일화시켜 줄 것인데, 복잡한 ‘국민공천’제에 합류할 이유도 없고, 소수당에 끌러 다니면서 대폭 양보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 냉정하게 볼 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연대하지 못할 또는 연대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 각 정당과 시민사회는 이념도 다르고, 정책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다. 멀리 보는 대국적 관점을 가지지 않으면 단기적 이익이 충돌할 일 밖에 없다. 그것도 교훈이 될 수 있다. 다만, 최악의 교훈이기에 문제이지만.
그래서 ‘연합정치’가 긍정적 적극적 인식으로 선순환을 하여야 한다. ‘국민공천’제도가 현실화되어 각 정당에게 ‘후보단일화’의 효과가 있게 하려면 여러 가지가 변화해야 한다. 첫 번째, 민주당의 자세 전환이다. 양대정당 중에 하나인 ‘민주당’은 연합정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싹쓸이해야 하겠다는 과도한 욕심만 버리면, 시민사회와 소수정당과 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방선거의 자리는 약 4000개다. 이 중에서 야당이 절대 과반수를 차지한다고 보고, 2~30%를 양보할 수 있다면, ‘연합정치’는 현실화 될 것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연합정치’를 한다는 것은 민주당이 공천하면 당연히 당선될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소수정당에 단일 후보를 양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짜로 ‘파이를 나누어 줄 결심’이 전제되어야 한다.
두 번째, 조정자, 중재자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로 한다면,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후보 중에서 일등은 민주당 후보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민주당 후보가 1등’이라는 결과가 뻔히 예상된다면, 후보단일화에 소수정당도 참여할 이유가 없고, 패권정당도 참여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희망과 대안>이라든가 <2010연대>같은 시민사회와 진보개혁단체가 관여해야 한다. 제3자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후보군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국민공천’으로 추천될 ‘좋은 국민후보’를 민주당이 싹쓸이에 가까운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거나, 반대로 소수정당의 후보들이 대중성과 경쟁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좋은 국민후보’가 되는 것은 불행한 결과가 된다. 합리적 조정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시민사회 원로들의 중재를 통해서 최적의 결과가 탄생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후보를 직접 탈락시키는 행위를 중재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자신의 칼에 직접 피를 묻힐 필요가 없다. 소수정당은 예전보다는 출마자 수가 줄겠지만, 당선자를 현실적으로 많이 탄생시킬 수 있다. 서로가 믿는다면, 절묘한 황금분할의 비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연합정치가 ‘윈-윈 전략’이라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연합정치는 각 정당의 존재를 인정하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또한 선거 이후, 각 세력은 결과에 속박 받거나 구속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맺어진 기억은 미래의 씨앗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인식과 사고의 벽을 허물고 소통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겠다는 신념만 있다면 ‘연합정치’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당파성에 얽매지 말자. 제발 가슴을 열고, 눈을 뜨고, 멀리 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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