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토론 > 21C 진보정당방

|
![]() |
MBC 100분 토론 <진보가 보는 한국진보의 미래>를 보고 |
![]() |
조회 (2077) | 추천 (0) |점수 (0) | 2009-05-13 12:17:55 김두수 |
![]() |
100분.jpg |
|
MBC 100분 토론 <진보가 보는 한국진보의 미래>를 보고
김두수(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1. 100분 토론에서 아쉬운 점
지난 5월 7일(목), MBC에서 진행하는 100분 토론을 보았다. 여느 토론회와 달리 이번 토론회는 연속기획물이었다. 그날은 ‘한국사회 진단과 미래논쟁 2편’ <진보가 보는 한국진보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였다. 연속기획물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100분 토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번 토론회는 3편을 기획했는데, 4월 30일 진행한 제1편은 ‘보수가 보는 한국보수의 진로’였고, 이번 주 목요일(5월 14일)에 진행되는 3편은 ‘보수, 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라는 제목으로 한다는 것이다. MBC 100분 토론에서 밝히는 연속기획 3편을 의도는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號는 순항하고 있는가? 지난 60년간 산업화와 민주화의 험난한 언덕을 넘어 세계가 주목할 성과를 일궈낸 한국 사회는 또 한 번의 질적 도약을 목전에 두고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불어 닥친 ‘세계 경제 위기’는 여전히 서민들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고, ‘로켓 발사’등 돌발적인 북한의 잇단 행동들은 남북 간의 대화 단절은 물론 동북아의 긴장감마저 고조시키고 있다. 게다가 연일 언론의 1면을 장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정치․ 사회적 낡은 관행과 작년 ‘촛불정국’ 이후 더욱 격해진 보혁 세력간의 ‘잃어버린 10년’과 ‘5공의 부활’ 논쟁은 더 이상 한국사회의 발전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없음을 확인해 줄 뿐이다. 그렇다면 ‘이념의 대립과 가치관의 혼란’속에서 한국사회의 새로운 동력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제2편, 진보의 미래는 <대선과 총선에서의 잇따른 패배와 내부 분열로 인해 절박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진보진영.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처럼 “낡은 것은 사라지고 있지만, 새로운 것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 대안 부재의 상황에서 과연 진보 진영은 어떤 모색과 노력을 경주할 것인가? 촛불 집회 1년을 맞아 진보진영 내의 열띤 논의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한국 진보 진영의 과제와 미래를 진지하게 성찰해 본다>는 취지다.
이날 토론자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최재천 민주당 전의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 홍종학 경원대 교수로 6명이 참석하였다. 토론회를 지켜본 소감에 앞서 지적할 것은 먼저 토론자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론자 구성 문제는 주최 측인 MBC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겠지만, 내가 보는 시각에서는 진보세력의 구성을 반영한 것도 아니고, 논쟁적 사안을 감안한 인적 구성도 아니었다. 국회 내에 구성하고 있는 정치세력의 측면에서 보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과 민주당이 있는데, 민주노동당은 손석춘, 진보신당은 노회찬이 각각 대표한 것 같은데, 창조한국당과 민주당을 대표한 사람은 없었다. 최재천 전의원은 누구를 대표한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진보영역을 확장해서 보면, 시민사회와 시민운동을 대표한 사람이 빠졌다. 민중운동세력으로는 박석운 대표가 나온 것 같다. 김호기 교수와 홍종학 교수는 학술적 토론을 위해서 배치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각각 무엇을 대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참여정부의 평가를 통해서 이미 밝힌 바 있지만, 노무현의 집권을 통해 결과적으로 한국진보의 분화가 현실화, 실질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런 측면에서도 진보세력이 분화되고 있는 현황을 반영하지 못했고, 각각의 세력의 핵심을 반영한 구성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그래서 새로운 진보를 구성하는 철학적 가치와 정책적 비전의 차이를 확인하고 새로운 대안을 정립하지 못하고, 관성에 젖어있는 기존의 주장들을 재확인하는 맥 빠진 토론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2. 한국 진보의 위기 원인은?
손석희 사회자가 “한국 진보가 위기에 빠졌다. 원인분석을 해 달라”고 물어 봤을 때, 현상적이고 일반적인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노회찬 대표는 “지난 10년의 가장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그 정부의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위기고, 그 위기의 내용을 보자면 정치 민주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도 있었음에도 오히려 10년간 사회 양극화가 가장 극심하게 벌어져 왔던 경제 민주화에 대한 실패의 현장이 바로 오늘의 모습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정치권 이외에도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이 점차 대중적 기반이 약화되어 가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가는 현실, 또는 시민운동이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고 비판받는 정도로 역할이 축소되어가는 현상들의 종합해 보면, 진보와 개혁세력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현황을 개괄하고 있긴 한데, 정확한 맥을 짚지는 못했다. 포괄적으로 말해서 진보의 위기는 내부에 있었다. 87년 민주화운동의 성과로 10년에 걸친 민주정부의 집권은 ‘민주화의 제도적 완수’라는 과제를 집권이라는 이름으로 성취했지만, 한국사회의 구조적 기반의 변동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서 진보개혁세력 모두가 한국사회 내부의 모순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보수세력으로부터 공격받았던 정치적 무능-지금의 이명박 정부는 훨씬 더 무능한 아마추어 정부다-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변동과 거대한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는 것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철학적 부재와 역사적 둔감에서 오는 무능이 더 큰 문제였다.
최재천 전의원은 우리사회가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됐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고 개탄을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노동자, 서민은 이명박과 보수정당을 지지했다. 또한 대통합민주신당도 심판을 받았지만, 소위 ‘진보정당’도 심판했다. 진보를 자처하는 좌파사람들은 김대중 정부도 신자유주의, 노무현 정부도 신자유주의라고 했는데, 이제는 이명박 정부가 진짜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언어구조를 가지고는 현실 세계를 정확하게 볼 수 없다. 이것이 진짜 진보의 위기가 아닐까?
김호기 교수는 “성장의 정치연합과 분배의 정치연합이 있는데 성장연합의 경우 국민들로 부터 40~50% 정도 지지를 받고, 분배연합은 다 합쳐도 25% 내외 지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위기가 있다”는 분석은 정말 위험하다. 진보는 분배이고, 보수는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으로는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 이제 진보는 어떤 성장을 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점에 관해서 홍종학 교수는 너무나 잘 정리하고 있다. “과거 진보의 가장 큰 특징은 더불어 사는 거였데, 지금은 같이 성장하는 겁니다. 함께 번영하는 것이다” 성장에 대한 올바른 담론을 가지지 못하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제는 집권할 수 없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개방을 통해서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해 온 나라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로 편입되어 오면서 성공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지금은 현재의 경제체제에서 어떻게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분업체제로 잘 편입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핵심이다. 진보가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을 가지지 못하면, 집권할 수도 없고, 집권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
김호기 교수는 진보진영의 비전, 대안,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가 높지 않은 이유로 노무현 정부의 좌절을 대단히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중도세력과 진보세력의 지지를 받고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사실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어렵게 해왔다. 서민경제가 위기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정책설계에 치중해서 민생경제회복에 실패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양극화의 심화다. 다른 하나는 지지그룹의 의사를 무시하고 추진한 한미 FTA강행은 대표적 예다. 그 결과 우리사회 전체가 산업과 소득의 양극화, 정규직과 비정규직 양극화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진보적 정치 및 사회세력이 가지고 있는 비전, 노선, 정책 대안 등에 대해 국민들로 부터 어떤 신뢰와 정당성이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 구차하지만 변명을 해 보자. 노무현 정부가 중도세력과 진보세력의 지지로 당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초기 노무현 정부는 운동권 정부에 가까운 노선을 취했다. 처음부터 서민을 무시하는 정책을 취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에 대한 왜곡이다. 노무현 정부가 2년이 지나면서 발생했던 사안들에 주목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배신론’에 빠지게 된다.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이 함정에 빠져서 노무현 정부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시기에 서민경제가 어려워 진 것은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카드 사태와 부동산 과열이다. 이 문제로 경제의 각종 지표가 상승했지만,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경제가 죽었다는 정치적 공격에 시달렸다. 사실 이 문제는 김대중 정부의 유산이었고, 길게는 IMF체제를 조기에 탈출하려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정책적 후과였다. 노무현 정부는 억울하지만, 서민경제를 위기에 빠지게 했다는 점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보학자라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사실을 밝혀야 한다. 사회양극화의 심화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에서 비롯된 측면보다는 세계화와 수출 주도형 한국경제구조에서 오는 필연적 결과였다. 진보를 자처하는 극단적 사람들이 말하듯이 고의적으로 양극화 정책을 심화시키거나, 방치한 것은 아니다. 다만, 노무현 정부는 양극화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게 된 점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박석운 대표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진보세력의 집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기껏해야 중도보수, 온건보수 정도의 권력이란다. 진보세력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으로 지금의 위기는 진보세력의 위기라기보다는 지난 10년간의 자유주의 개혁세력의 파탄이자 위기라는 것이다. 다만, 진보세력의 문제는 온건보수도 파탄 났고, 이명박 정부도 1년 동안, 모두 파탄이 났는데, 진보세력이 그 위기를 낚아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관점이다. 손톱 하나 들어갈 틈이 없는 좌파 진보의 논리적 완결성이다. 옛날부터 존경해 온 선배이지만, 참 대단한 통습이다. 이런 시각이라면 ‘진보의 재구성’은 날 샌 것이다.
손석춘 원장은 박석운 대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진보의 위기를 2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현재 신자유주의 정책, 시장만능주의의 정책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아 정책적 위기가 있다. 또 하나는 촛불항쟁, 용산철거민의 참사에서 보듯이 국민을 무시와 외면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대안으로 또렷하게 나타나는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정책의 대안, 정치의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나는 손석춘 원장이 박석운 대표의 의견에 동감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진보의 위기에 대한 지적에는 100% 동감한다. 또한 손석춘 원장은 “진보세력이 해야 할 문제는 정책적 대안을 어떻게 만드는가의 문제다. 단순히 구호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진보세력이 집권했을 때 어떤 프로그램으로 한국경제를 관리해 갈 것인가에 대해 명확한 정책적 대안이 나왔는가의 문제다. 정책적 위기와 정치적 위기는 사실 동전의 양면처럼 이어져 있다”고 했다. 어쩌면 이렇게도 정확하게 현실을 진단하고 있을까 싶다. 그런데 손석춘 원장의 연구원에서 내놓은 대안들에는 전혀 동의가 되지 않으니 웬일일까? 새사연에서 발표한 은행에 대한 공공화 방안이라든가, 노동중심의 경제체제라든가, 차베스가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운동이 진보의 미래라는데 전혀 동의가 되지 않는다.
홍종학 교수는 미국의 예를 통해 현재 한국의 진로를 비교해 주었다. “미국에서 1890년대~1920년대까지 30년을 진보의 시대라고 한다. 그 후, 보수의 시대를 거쳐 대공황이 터지고 다시 진보의 시대에서 새로운 정책 대안인 ‘뉴딜정책’이 시작되었다. 그때 진짜로 진보의 정책적인 대안을 가지고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런 시기라고 생각한다. 다행인 것은 진보의 칼을 아직 제대로 안 썼다는 것이다. 앞으로 그 실력을 쌓아서 대처하면 될 것이다. 보수도 실력이 안 된다. 진보도 역량이 안 되어서 이런 사태가 왔고, 보수도 마찬가지로 실력을 더 키워야 될 것 같고, 빠른 시간 내에 진보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그런데 그 기회를 과연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사실은 대안이 안 보인다. 진보가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진보의 내용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홍종학 교수의 상황인식은 낙관주의를 가져다주지만, 대안의 준비라는 문제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노회찬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토론의 달인이다. 정치적 상황인식에서 대중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비유를 아주 잘 사용하면서 대중적 인기가 높다. 이번 토론에서도 정치적 대립구도는 아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정치의 중요한 대립구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다.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에서 한나라당은 반민주의 이미지를 청산하면서 새로운 보수로서 이미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처럼 간다. 진보인척만 했지 실제로는 민주 대 반민주의 대립구도에 안주했던 세력이다. 정치적 민주주의만 내세우는 것을 국민들이 새로운 요구, 21세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낡은 민주주의로 보고 있다. 낡은 진보가 되었다. 그래서 정치구도, 대안만이 아니라 정치구도의 근본적인 개편이 없이는 보수와 진보가 진검승부를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구도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무리한 결론으로 종종 가곤 한다. 보수는 한나라당으로 정리되는데, 진보는 민주노동당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과거에는 이야기 했다. 지금도 보수와 진보가 살아있는 생산적인 대립과 경쟁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려고 한다면 중요한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그것을 양당제다. 보수를 제외하고 가장 큰 덩어리는 민주당 계열이다. 이 당이 하루아침에 망해서 없어지지 않는 한 노회찬 대표가 바라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는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20세기 초에 있었던 영국 노동당이 자유당을 제치고 양당제를 구축하는 꿈을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무모한 꿈을 빨리 버리는 것이 현실주의자 노회찬으로서 현명한 길일 것이다. 노회찬 대표가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서 비정규직 문제, 한미FTA문제, 이라크 파병 등에서 기존의 민주노동당의 견해와 여전히 일치하고 있는 점에서 의아스럽다. 민주노동당을 분당하고 나온 이유가 겨우 ‘종북주의’라는 것 말고는 설명할 것이 없는가?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한 차원 높은 가치체계의 재구축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인 것인가?
3. 진보의 대안은?
홍종학 교수는 진보의 현실적 유형을 잘 설명했다. “진보에는 미국형 진보가 있다고 하면, 자유주의적 진보이고, 전통적으로 사민주의적인 유럽형 진보가 있다. 지금의 세계화 시대에 지식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양쪽 진보가 수렴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식으로 가고 있고, 유럽의 진보는 미국을 쫓아오고 있다. 사실상 정답이 나와 있는 상태다”고 했다.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진보라고 하면, 유럽형 사민주의 모델이나, 더 과격한 근본주의 모델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홍종학 교수는 미국형 진보를 이야기함으로써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해 극단적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문제에 대해 새롭게 정리할 시각을 주었다. 세계화는 자연스런 흐름으로 산업과 무역의 발전으로 진행되는 합법칙적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딱지는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딱지를 붙일 수 있는 용도이지만, 극단적인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영국이나 미국에서 일시적으로 지나간 역사에 불과하다. ‘신자유주의’를 만능의 도깨비로 만들어서도 문제이고, 괴물로 만들어서도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도움이 안 된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똑바로 보는 한국 진보의 외눈박이를 극복할 시기는 과연 언제일 것인가?
새로운 진보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자리(고용), 부동산(주거), 교육, 복지(노후생활), 건강(여가)의 문제에서 구체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진보를 주장한 세력들은 이 5가지에서 구체적 대안을 내지 않으면 집권할 수 없다. 발상의 대전환이 일어날 정도로 참신한 정책적 비전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럴 때, 진보의 주장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될 것이다.
박석운 대표는 무슨 주의나 이즘이 아니라, 구체화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가장 사각지대에 빠져 심각한 비정규 노동자들, 영세자영업자들, 실업 고용보험에도 적용받고 있자 못한 분들, 전 국민 실업 안전망, 취약계층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제를 보강하고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의 정책들을 획기적으로 공격적으로 제시하자”고 했다. 또한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96조 정도가 확보되며, 4대강 죽이는 15조를 합치면 111조가 된다. 이것만 가지만 꿈같은 이런 정책들을 모두 다 할 수 있는 예산이다” 박석운 대표는 “민생민주국민회의에서 민생과 일자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의 재원들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실증적인 연구를 한 바 있기에 진보적인 정책적 대안들은 이미 있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검증하고 실천하는 것이다”고 주장한다. 사실 증세-감세 논쟁에서 증세진영이 밀리고 있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부자감세가 수세적 위치로 전환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진행형이다. 참여정부 시절에 제기한 ‘선진한국 2030’도 재정을 확보하면 진행할 사업들을 열거한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재정으로 복지사업을 구상하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조세체계는 상당한 왜곡이 있다. 한국에서 재정의 기반이 되는 주요한 세금은 3가지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다. 이들 세금에서 소득세와 법인세는 대상의 10%가 90%의 세금을 납부하고, 1000개의 법인이 대부분의 세금을 납부하는 형태로 편중되어 있다. 유럽처럼 부가가치세가 높은 편도 아니다. 이런 조세체제로 복지제정을 확보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가능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은 진보세력의 대안은 허풍선에 그치고 말 것이다.
4. 결론- 진보는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호기 교수가 제안한 비(非)신자유주의 연합은 뭔가의 큰 틀에서 연대와 단결을 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긴 한데,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새로운 진보의 재구성은 가치와 철학, 정책적 비전이라는 구체적 대안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구체적 정책으로 차별성을 강조한다면, 역행하는 것이겠지만, 각각의 사안에 대한 해법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비로소 진보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국가와 시장의 역할을 구분하고, 시장의 긍정적 역할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알아야 한다. 국가에 초점을 맞추기만 하면, 좌파의 시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은 좌파만 진보가 아니다. 진보는 상대적 개념이다. 현재의 체제를 바꾸려고 하는 가치를 가지면 진보다. 민주당에서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는 ‘뉴민주당플랜’에 대해 쉽게 ‘우경화’라고 단정 짓는 모습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지금은 어떤 것은 우경화되어야 하고, 어떤 것은 좌경화되어야 한다. 마치 좌경화만 진보라고 생각하는 것은 소아병적인 사고로 혁신이 없는 것이다. 지금은 진보의 분화가 시작된 시점이고, 진보의 내용을 모색하는 경쟁의 시기이기도 하다.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진보의 분화는 시급하게 봉합할 일이 아니라, 왜 분화하게 되었는지, 분화의 종착점은 어디인지, 발전적인 통합의 길은 무엇인지를 고려한 통합적이고 포괄적 사고가 필요하다. 진보 내부에서 선의의 경쟁이 당분간 진행되어야 한다. -끝- |
|
|
|
댓글 쓰기
엮인글 쓰기
|
|
|
| 1 | 2 | 3 | 4 | 5 | 6 | 7 | ![]() |
|
||




































